프록터 앤 갬블(P&G)이 막강한 청소년 판촉팀을 구성했다. ‘보이지 않는’ 병력만 자그마치 28만 명이다. 그들은 친지 ·가족들에게 선전한다. 기발한 마케팅 전략일까. 아니면 청소년마저 이용할 정도로 갈 데까지 간 것일까.
케이틀린 존스(16)는 할리우드의 세일즈우먼이나 마찬가지다. 존스는 몇 달 전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영화사 드림웍스 SKG(DreamWorks SKG)의 신작 청소년 영화 <태드 해밀턴과의 데이트>(Win A Date With Tad Hamilton!)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영화 로고 선정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는 글도 들어 있었다. 몇 주 뒤 존스는 극장에서 <태드 해밀턴과의 데이트> 예고편을 보고 감격했다. 자신이 선정한 로고가 채택된 것이다. 존스는 옆 좌석에 앉은 친구에게 “세상에, 내가 뽑은 로고야!”라고 소리쳤다. 존스는 환한 얼굴로 “의견을 받아주네”라고 말했다.
뉴욕주 스태튼아일랜드에 있는 세인트 조셉 힐 중학교 3학년인 존스는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존스는 “학교 친구들은 물론이고 이웃 등 10명, 아니 20명이 넘는 이들에게 자랑했다”고 들려줬다. 물론 친구 대여섯 명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갈 생각이다.
지나 라반냐가 본의 아니게 소니전자(Sony Electronics)의 판촉사절로 나서게 된 것은 일반우편을 통해서였다. 뉴저지주 칼스태트에 살고 있는 라반냐는 우편으로 소니의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넷MD(Net-MD)용 미니디스크 한 장(2달러)과 10달러 할인 쿠폰 6장을 받았다.
라반냐는 친구 4명을 졸라 인근 쇼핑몰로 달려갔다. 99달러가 넘는 넷MD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라반냐는 “20명 정도에게 자랑한 것 같다”며 “적어도 10명이 넷MD를 사고 싶어 안달이었다”고 덧붙였다. 라반냐는 부모에게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넷MD를 받았다. 한때 광고업계 하면 으레 회색 정장부터 연상됐다. 그러나 요즘 광고업계의 가장 믿음직스러운 보병 가운데 일부는 T셔츠와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13~19세 청소년으로 구성된 28만 명의 정예부대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 모두 프록터 앤 갬블(P&G)의 자회사 트레머(Tremor)가 모집한 병력이다. 가정 ·학교등 기업이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틈새에 각종 브랜드 정보를 심는 게 그들의 임무다. 이들 청소년은 학교 식당이나 밤샘 파티에서 특정 제품을 선전한다. 휴대전화나 e메일로 정보가 전달되기도 한다. 영화에서부터 우유 ·자동차 ·윤활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상품이 화제로 등장한다. 하지만 보수는 없다.
그렇다면 교묘한 상술이 아닐까. 부인할 수는 없다. 일부 청소년은 자신이 대대적인 입소문 마케팅 전략에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미국의 10대 청소년 가운데 1%가 이런 입소문 마케팅에 연관돼 있다.
청소년들을 선발 ·조직하는 것은 P&G다. P&G는 2001년 설립한 트레머의 실상을 아직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트레머가 P&G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과거 멜로 드라마들이 P&G의 합성세제 타이드(Tide) 광고로 제작된 데서 알 수 있듯이 P&G는 기존 TV 광고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AOL ·코카콜라 ·크래프트 푸즈(Kraft Foods) ·도요타 자동차 등 자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브랜드 광고에도 트레머 병력을 투입했다. 트레머 활동 가운데 3분의 1이 팬틴(Pantene) 샴푸 ·커버걸(CoverGirl) 화장품 ·프링글스(Pringles) 포테이토칩 같은 P&G 제품에 집중돼 있다. 미국 전역에 걸쳐 트레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2년이 걸렸다. 한창 말 많은 나이인 청소년들은 아무 보수 없이 마케팅을 대행해준다. 쿠폰 ·제품 샘플 ·소속감이 없어도 마케팅은 순조롭게 이뤄진다. 라반냐는 지난해 자발적으로 친구들을 모았다. 클레이롤 허벌 에센시스 프루트 퓨전스 샴푸(Clairol Herbal Essences Fruit Fusions Shampoo)와 낙시머(Noxzema) 클렌징 크림 같은 P&G 미용제품을 써보게 한 것이다.
새로운 마케팅 기법은 기존 미디어, 그 가운데에서 특히 지상파 TV에 대한 광고주들의 불만이 극심해지면서 나타났다. 시청자가 세분화된데다 광고를 건너뛸 수 있는 티보(TiVo) 같은 기기 사용도 늘고 있다. 광고로 청소년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올해 상품구매에 1,750억 달러나 쓸 것으로 예상되는 강력한 소비자 집단이 바로 청소년들이다. 하지만 기존 광고에 넌더리난 그들은 TV나 인쇄물 광고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청소년들 사이의 입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P&G의 국제 마케팅 담당 제임스 스텐겔(James Stengel)은 “대중 마케팅은 한물갔다”며 “앞으로는 입소문 마케팅이 먹혀들 것”으로 내다봤다.
스텐겔의 생각에 성급한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올해 트레머의 매출은 최고 1,200만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2,660억 달러의 미국 광고시장 규모를 놓고 볼 때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P&G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다. 자동차 관련 제품 생산업체인 발보린(Valvoline)은 신파워(SynPower) 프리미엄 오일 마케팅의 일부를 트레머에 맡겼다.
P&G는 미국 전역을 상대로 한 마케팅의 경우 100만 달러 이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발보린은 100만 달러 정도로 트레머 제국의 16세 이상 청소년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16세 이상이라면 트레머 병력의 65%에 해당한다. 발보린의 월터 솔로몬(Walter Solomon) 수석 부사장은 “요즘 청소년층이 베이비붐 세대보다 또래들 행동에 더 크게 영향받는다”며 “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경우 어마어마한 장기적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소년은 입소문에 민감 입소문 마케팅은 오래된 술을 새 병에 담는 것일 수도 있다. 입소문 마케팅의 뿌리는 기원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8~1941년 아이오와주 농민들 사이에 잡종 옥수수 종자가 빠르게 전파된 것도 입소문을 통해서였다. 주류 ·제약 업계는 오래 전부터 바텐더와 내과 전문의들의 입을 이용해왔다. 인터넷은 홍보성 소문을 확산시킬 수 있는 이상적 매체로 등장했다. 특히 비전문가들 사이에 소문을 퍼뜨리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입소문에 의존했던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대대적으로 광고한 다른 영화 수십 편보다 크게 히트쳤다.
표본집단도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P&G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마케팅을 표본집단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트레머는 제품 호응도 분석 및 입소문의 장점을 대대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결과는 운에 맡긴다. P&G는 청소년들을 선별하지만 친구에게 거리낌 없이 말하라고 권할 뿐 어떤 것도 지시하지 않는다. 무작위 전화 인터뷰로 브랜드 인지도 ·이미지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조사할 따름이다. 반면 트레머보다 규모가 작은 광고업체들은 판촉 도우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지난해 소니는 인쇄매체와 라디오에서 넷MD 광고를 중단했다. 대신 트레머를 이용했다. 소니는 새 마케팅의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제품협회(IDFA)는 입소문 마케팅을 높이 평가한다. 지난해 봄 IDFA 회원사인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 샴록 팜스(Shamrock Farms)는 초콜릿 우유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P&G와 손잡았다. 샴록은 피닉스와 애리조나주 제2의 도시 투선에서 신제품 매출을 비교 조사했다. 두 도시에 들어간 예산과 지출은 동일했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게 있었다.
피닉스의 트레머 전사 2,100명에게 제품정보 ·쿠폰 ·스티커가 주어진 것이다. 샴록에 따르면 23주 뒤 피닉스의 신제품 매출이 투선보다 18% 많았다. 놀랍게도 피닉스에서는 다른 유제품 매출까지 4% 늘었다. 쿠폰을 이용한 구매율은 21%였다. 샴록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 샌디 켈리(Sandy Kelly)에 따르면 샴록 사상 최고치였다. IDFA의 마케팅 담당 부회장 토머스 네이글 2세(Thomas Nagle Jr.)는 “상승효과가 놀라웠다”며 “몇 안 되는 청소년이 많은 또래에게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트레머는 올해 미국에서 20건의 마케팅 프로젝트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15건이었다. 트레머의 CEO 테드워흘(Ted Woehrle)은 올해 트레머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장담했다. 급속한 사세확장은 무리다. P&G는 눈에 띄지 않는 세일즈 요원들이 쉽게 싫증내곤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대 1학년인 질 마코위츠(18)는 “e메일을 여러 통 받고 자세한 사항까지 일일이 기입해야 할 경우 종종 짜증난다”고 털어놓았다. 마코위츠는 지금까지 30통 정도의 e메일을 받았다.
선발대상으로 마당발에 말주변이 뛰어난 청소년을 물색한다. 트레머는 e메일과 인터넷 배너 광고로 청소년들을 낚아챈다. DVD 플레이어 같은 공짜 경품을 탈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추첨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앙케트 조사에 응해야 한다. 조사내용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날마다 연락하는 친구 ·가족 ·친지 수다. 트레머 청소년들의 친구 목록에는 1인당 평균 170명이 올라 있다.
평범한 10대 청소년의 경우 30명 정도가 고작이다. 트레머 네트워크에는 가장 사교적인 집단, 다시 말해 응답자의 10% 정도만 초대받는다. 이들 청소년은 기업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다 멋진 신제품도 다른 친구보다 먼저 접할 수 있다. P&G는 가입 청소년들의 관심을 계속 붙들어 놓기 위해 특별 주문한 음반이나 샴푸 ·값싼 시계 같은 자질구레한 장신구까지 선물한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1학년 글렌던 롤러도 트레머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롤러는 버스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도 말을 잘 건넨다. 드림웍스와 코카콜라의 판촉요원으로 뽑힌 그는 “친구들과 죽이 잘 맞는 편”이라며 “친구들이 ‘근사한데, 나도 한 번 살펴봐야지’라고 반응한다”고 전했다. 버클리 캠퍼스 1학년 니컬러스 스미스는 트레머를 통해 도요타의 소형 크로스오버카 매트릭스(Matrix)와 접하게 됐다. 스미스는 “지금까지 매트릭스만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차량은 본 적이 없다”며 “한 대 장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그만 도시에서 정보는 독감처럼 빠르게 전파된다. 몬태나주 글렌다이브에는 트레머 청소년이 9명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멋진 학생은 아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운 것을 가장 먼저 써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이른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모방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트레머의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 스티브 녹스(Steve Knox)는 “많은 기업이 오랫동안 얼리 어답터만 따라다녔지만 솔직히 긍정적인 결과와 부정적인 결과가 함께 나타났다”며 “얼리 어답터들은 신제품이 처음 나올 때 써보지만 꼭 입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신제품에 대해 말하고 싶어 안달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앞서 소개한 존스는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안다는 게 멋진 일 아니냐”고 되물었다. 지난해 5월 커버걸은 메이크업 요령이 적힌 소책자를 1달러 할인 쿠폰과 함께 얇고 동그란 깡통에 넣어 일단의 여학생에게 발송했다. 그리 멋진 선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커버걸은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플로리다주 잭슨빌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선물을 계기로 립스틱 ·마스카라 ·파운데이션 매출이 과연 신장할지 알고 싶었다. 매출은 늘었다. P&G가 1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들 도시에서 쿠폰 이용 구매는 10% 상승했다.
‘주부 마케팅부대’도 구축 시작 녹스는 “힘없는 집단 가운데 하나가 10대”라며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10대는 자신들 말에 귀기울여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코카콜라는 10대들의 말에 귀기울였다. 코카콜라는 바닐라 코크의 부진한 매출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 여름 선보일 캔콜라에 붙일 만한 ‘깔끔하고 솔깃한’ 메시지를 트레머 청소년들에게 부탁했다. 그 결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시원한 콜라의 온도가 손 안에서 올라가는 사이 감열성 캔에 특정 문구들이 나타나게 만들자는 것이다. ‘차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거나 ‘패션감각은 필수, 취향은 스스로 가꾸는 것’과 같은 문구를 예로 들 수 있다.
<입소문 마케팅에 감춰진 비밀>(The Secrets of Word-of-Mouth Marketing)의 저자로 뉴욕주 오렌지버그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조지 실버맨은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입소문 마케팅은 불장난 같은 것이다. 공익을 위해 사용하면 긍정적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불을 통제하지 못하면 피해가 엄청나듯 입소문이 잘못 퍼지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위험한 것은 그뿐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상품은 권하지 않는 청소년이 있을지 모른다. 뉴욕대학 1학년 로라 스클라드진스키는 제품과 쿠폰이 마음에 들면 혼자 챙기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친구들에게 나눠준다고 털어놓았다. 그녀의 친구 마코위츠는 다른 사람들에게 제품을 권하는 게 좀 어색하다고 실토했다. 마코위츠는 지난해 샴푸 샘플을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동안 “기분이 좀 이상했다”고 밝혔다.
트레머 임원진은 트레머 네트워크의 청소년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했다. 상품과 홍보대상 청소년들의 짝을 잘못 맞추는 경우도 있다. 2002년 5월 탬팩스(Tampax)의 ‘초보 숙녀용’ 생리대 제품이 나이가 좀 있는 트레머 여학생들에게 발송됐다. 마케팅이 실패한 것은 물론이다. 슈리버는 최근 발보린으로부터 제품 샘플을 받았다.
하지만 슈리버는 아직 운전면허 시험을 볼 수 없는 나이다. 부모들도 소외시킬 수는 없다. 2003 회계연도 매출 430억 달러를 기록한 대기업 P&G는 청소년 네트워크만한, 아니 그보다 더 큰 새 네트워크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주부들을 겨냥한 네트워크다. 주부들은 10대보다 지출 규모가 크다. 그들에게는 타이드 ·팸퍼스(Pampers)와 바운티(Bounty)의 종이타월 같은 브랜드 마케팅이 집중될 전망이다. 스텐겔의 말마따나 입소문 마케팅이 안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어른들도 입이 ‘근질근질’ |
크리스토퍼 해리스(34)는 최근 몇 달 동안 뉴에이지 매거진 <오데>(Ode) 25부를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오데>는 요가 마니아와 콩제품 애호가들을 위한 잡지다. 해리스는 하루가 멀다하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입소문 마케팅 전문업체 버즈에이전트(BzzAgent)에 온라인 보고서를 작성해 보낸다. 온천장 호텔에 <오데>를 비치해주고 나온 시각 등 자신의 판촉활동을 일일이 보고하는 것이다. 버즈에이전트 측으로부터 “온천장 호텔에 <오데>를 비치해두고 나온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계속 수고해 달라”는 답장이 즉각 날아왔다.
버즈에이전트 소속 성인 판촉요원 2만 명 모두 무보수로 일한다. P&G의 느슨한 청소년 병력보다 규모는 훨씬 작지만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 트레머 소속 청소년들에게 하달되는 진군 명령은 몇 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버즈 에이전트’들은 상품홍보에 자원할 경우 입소문 마케팅 입문서부터 받는다. 맥주 ·음료 제조업체 앤호이저 부시(Anheuser-Busch) ·화장품 업체 에스티 로더(Estee Lauder) ·출판사 펭귄 그룹(Penguin Group)을 위해 펼친 판촉활동에 대한 개인별 분석 보고서도 받는다. 버즈에이전트의 창업자 데이브 볼터(Dave Balter ·32)는 “자신의 말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버즈에이전트는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조종 ·통제하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최근 온라인 채팅 사이트 몬스터 네트워킹(Monster Networking) 홍보요원으로 자원한 3,300명 가운데 한 사람은 “오토바이 배달부가 오늘 접속했길래 ‘직업이 마음에 드느냐’고 물었더니 진저리치더라”고 보고했다. 그는 오토바이 배달부에게 “몬스터 네트워킹 사이트는 구인 ·구직 사이트나 마찬가지”라며 “접속해서 손해볼 건 하나도 없다”고 권했다.
버즈에이전트는 사람들 간의 상호교류로 유용한 정보를 얻는다. 독서광들은 책에 대해 12주 사이 세 차례 정도 5~7분 대화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에이전트들의 소득, 광대역 사용 여부, 좋아하는 청바지 ·맥주 브랜드까지 파악하고 있다. 최근 맥주 전문체인 록 바텀 레스토랑 앤 브루어리(Rock Bottom Restaurant & Brewery)를 위해 12주 동안 마케팅이 전개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400명이 버즈 에이전트로 등록했다. 이후 록 바텀 단골 손님 10만 명을 위한 프로그램 매출은 120만 달러 늘었다.
버즈에이전트는 광고주들에게 투입된 에이전트 수와 마케팅 기간에 따라 비용을 청구한다. 8주 광고에 에이전트 1,000명이 투입될 경우 8만5,000달러다. 볼터는 에이전트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렇게 털어놓았다. “나라면 결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비정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