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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라.

2008-10-02조회수 35,422

엄마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라.


      글. 아줌마닷컴 대표 황인영

 

한참 ‘여성’이 마케팅의 화두가 되더니 최근에는 ‘엄마 소비자’가 뜨고 있다. 왜 엄마 소비자인가?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엄마는 가계 소비의 80%에 대해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다고 한다.  식품, 생활용품은 물론이요, 아이 교육비나 은행의 선택, 가구나 전자제품, 심지어는 자동차나 집을 사는 지출까지도 엄마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엄마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엄마들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엄마 소비자를 둘러 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함께 엄마들의 소비 행태나 구매의사 결정에 있어 적지 않은 변화가 왔다.  예전에는 제품이나 서비스 관련 정보는 주로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접했으나 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엄마들의 인터넷 이용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엄마들의 정보 생산과 유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05년도에 우리나라 주부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모니터센터 조사에 의하면, TV광고는 브랜드를 인지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하지만 실제 구매의사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입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들이 스스로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내는 엄청난 정보의 흐름이 마케팅에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막강한 힘을 가진 엄마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방법은 무엇일까?  엄마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엄마 소비자와의 대화 방법을 찾아보자.

첫째로 엄마들은 나 자신만을 위해 소비하는 집단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소비하는 집단으로 제품 구매 시에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의사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참조하며, 본인 스스로 제품을 맛보거나 사용해 보고 의사결정을 한다. 또 제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엄마일수록 본인의 의사결정에 매우 만족하며 이후 브랜드 로열티도 높아진다. 이처럼 엄마들은 가족을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집단이고 자신의 결정이 곧 가족의 건강과 안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제품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엄마들과 대화를 시작하는데 좋은 요소가 될 수 있다.

둘째로 엄마 소비자들은 직접 참여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고학력 사회경험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가사와 육아에 전념해야 하는 전업주부일수록 자신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생활 속에서의 지혜 등을 기반으로 하여 무엇인가 사회, 또는 기업에 이익이 되는 일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참여를 통해서 소속감도 느끼고 잠재되어 있는 열정 등을 쏟아내는 기회를 만들게 되는 등 많은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엄마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주입하려 하기보다, 엄마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고, 직접 제품을 사용하게 하고, 사용해 본 후 스스로 의견을 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엄마들은 자신이 참여에 의해 하나의 브랜드가 ‘육성’되고 ‘성장’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런 엄마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여 보다 엄마들에게 친화적인 메시지를 발굴하고 그들의 마음 속에 브랜드가 자리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마케터들이 엄마 시장에서 새롭게 가져야 할 인식 중에 하나가 바로 제품은 ‘시장’에 런칭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 속에’, ‘엄마의 마음 속에’ 런칭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엄마 소비자는 모이는 것을 좋아한다. 엄마들의 경우 지역 밀착네트워크가 남성에 비해 3배 이상 강하고, 이런 특성으로 인해 예전부터 계모임, 또는 빨래터 문화 등이 부여 주듯 우리 엄마들은 ‘모이는 것’을 즐긴다. 조사에 의하면 한국 아줌마 중 77.9%가 평균 5.1개의 온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있으며, 이 모임은 주로 육아모임, 취미모임, 봉사모임, 직장 모임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Walter J Carl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77%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통한 정보 전달을 많이 경험한다고 하였으며, 이들은 주로 모임 속에서 24.9%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23.1%는 주로 본인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 장소로는 집이 39.7%로 가장 많았으며 이후로 직장 > 상업공간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의 23.2%가 주로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엄마를 대상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려면 이런 엄마들의 모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엄마들의 지역 모임을 지원하고 온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엄마들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우리 제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엄마 소비자와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이 함께 해야 한다.

네 번째로 엄마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해야 할 노력 중의 하나가 ‘엄마와 함께 사회 이익이 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모성애를 기반으로, 엄마들은 나누는 문화에 익숙하며, 내가 가진 정보를 나누고 싶어하고, 내가 가진 좋은 제품을 나누고 싶어하며, 나의 참여로 인해 남과 더불어 행복해지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엄마들은 매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끼리도 서로 쿠폰을 나누며 정을 나누고, 써 보고 좋은 제품은 선뜻 나서서 쇼핑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사회에 이익이 되는 일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과 참여 성향은 소비 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환경을 위해 환경친화적 제품을 선호하고 환경을 지키는 일에 앞서기도 하는 것이 바로 ‘엄마 소비자’인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앞서 기업과 마케터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의 정보를 엄마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면서 엄마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한 번 인연을 맺은 엄마들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며 엄마 소비자를 이해하는 진실된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끝으로 엄마 소비자와 대화하는 데 있어 간과하기 쉬운 점 한가지를 들자면 엄마 소비자를 엄마의 나이로 구분하지 말라는 것이다. 엄마는 자신의 나이보다는 자녀의 나이에 따라 소비 성향과 관심 분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0대 중반의 3살 난 딸을 둔 엄마는 같은 또래의 중학생 자녀를 둔 친구와는 공통 관심사를 찾기가 어렵지만, 20대 초반의 3살 난 아기 엄마와는 분명히 같은 관심사를 가지게 되고, 이런 현상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똑똑한 엄마 소비자, 변화하는 엄마 소비자를 내 편으로 끌어 들이고, 그리고 엄마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길, 그것은 바로 엄마 소비자와의 능동적인 참여와 진실된 대화 속에서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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